아이가 말을 더듬어요. 알고 보니 마음이 먼저 달려가고 있었더라고요.
아이가 말을 더듬어요
아이의 입이 막히는 순간, 엄마 마음은 더 막혀요.
요즘 우리 아이가 말을 더듬어요.
“엄마… 엄마, 그니까, 있잖아… 엄마…”
처음엔 그냥 긴장했나? 싶었는데, 하루 이틀이 아니더라고요.
특히 저한테 말을 걸 때, 시작이 막히고 반복되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죠. 아빠가 무심코 "왜 그렇게 말을 더듬냐?"라고 한마디 했고,
그 뒤로 아이가 자기도 말을 더듬고 있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저는 ‘어떻게 도와줘야 하지?’라는 생각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우리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말더듬은 아이의 뇌가 이상한 게 아니에요
우리 아이는 ADHD가 있어요. 생각이 너무 빨라서 입이 그걸 따라가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러니까 말이 막히는 게 아니라, 생각이 너무 앞서가는 거예요. 그걸 아이는 아직 조절할 수 없는 거고요.
그리고 그건 잘못도, 이상한 것도 아니었어요.
제가 아이에게 해줬던 것들
1. 말 막힐 때 ‘그만 좀 더듬어’ 하지 않기
그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나는 고장났어’라는 인식이 돼요.
저는 이제 아이가 말할 때 그냥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여줘요.
“너 말하는 중이구나. 기다릴게.”
이게 아이한테는 가장 큰 안정이 되더라고요.
2. "천천히 해도 괜찮아" 라는 말, 매일 해주기
준비가 되면 말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말을 잘 못해도 “오, 지금 말하려고 했구나! 멋지다!”라고 말해줬어요.
실패를 교정하는 게 아니라, 시도 자체를 칭찬했어요.
3. “비밀 작전” 놀이처럼 연습
“오늘 미션! 엄마한테 말할 때 천천히 해보기!”
이렇게 장난처럼 말하면 아이도 긴장하지 않고 도전해요.
성공하면 하이파이브! 실패해도 “와 시도했네? 멋지다!”
아이는 이상한 게 아니라, 특별한 방식으로 말하고 있을 뿐이에요
아이 말투에 민감해지면, 아이는 자기 표현을 멈춰요. 그게 더 무서운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말의 흐름보다, 아이의 용기를 더 봐주기로 했어요. 요즘은 아이가 “엄마… 그니까 있잖아…”라고 말해도
전 그냥 기다려줘요. 왜냐면, 그 침묵 사이에 아이가 용기를 모으고 있다는 걸 아니까요.
혹시 당신의 아이도 말을 더듬나요?
“아이의 말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마음의 번역기”라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우리 아이는 지금 말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그걸 ‘고쳐야 할 것’이 아니라, ‘지켜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아이는 느리게도, 삐끗거리기도 하지만, 결국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 말을 만들어갈 거예요.
아이의 말은 느려도 괜찮아요.
우리가 그걸 기다려주면, 아이는 자기 속도로 자신을 믿게 돼요. 하지만 이 글은 우리 아이의 이야기일 뿐,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방식이 통하진 않을 거예요. 말더듬은 아이마다 원인도, 감정도, 회복 속도도 다르니까요. 어떤 아이는 금방 괜찮아지고, 어떤 아이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어려워할 수도 있어요. 그럴 땐 너무 오래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정말 중요한 선택이에요.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과 자존감이 걸려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도 그만큼 신중하고, 따뜻하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어디까지나 저는, 엄마로서 아이 곁에 있어주는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길, 그리고 아이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순간이 더 많아지길 바라요. 말더듬이 계속 된다면?